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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만남 | 아트 ]

강양항 일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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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의 바닷가에 서면 어둠과 어둠 사이엔 슬픔만 존재하는 시간이 있다 생 이전이거나 가슴 속에 아득히 존재하는 세상의 시간…

 

이동훈|사진작가

 

 

겨울 바다에서 처음 밤을 지새우던 날의 여명을 기억한다.푸른 새벽의 푸른 눈부심을 기억한다. 푸른 기운이 내리는 바다 한 가운데로 솟아오르는 붉은 빛. 살면서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장면이었다. 오직 눈부심과 푸름과 붉은 노을빛. 그리고 나는 그 빛에 취해 오랜 세월 바다를 벗어나지 못했다.

 

해마다 강양항에서 일출을 시작했다. 새벽 기온이 낮고 한낮 기온이 높으면 십일월의 바다에는 물안개가 핀다. 물안개의 바다 위로 일출이 시작될 즈음 멸치를 가득 실은 만선의 어선 위로 갈매기가 떼 지어 날아오면 강양항의 바다는 한 폭의 그림이 된다.

 

그 한 폭의 그림을 찍고 싶어 오랜 날 강양항을 찾았으나 아직도 강양항의 일출을 제대로 찍지 못했다. 정확히 몇 해인지 모르겠지만 십 년 정도 강양항을 찾았고, 올해도 틈나는 대로 강양항을 찾았다. 몇 번은 카메라를 끄집어 내지 못했고, 몇 번은 물안개도, 일출의 시간에 돌아오는 어선도 없이 밋밋했다.

 

빈손을 예상할지라도 가야하는 건 사진작가로서의 숙명이다. 빈손으로 돌아서는 것 또한 피하지 못할 숙명이다. 그러나 살아 있는 동안 그 한 장면을 찍기 위한 내 발걸음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그것이 사진작가로서의 내가 살아있다는 몸짓이므로……. 내가 머무는 곳에서 강양항까지 220km의 거리로, 자동차로 세 시간 가량 걸린다.

 

 

 

 

새벽 네 시까지 도착해야하니 새벽 한 시에는 출발해야하는데 그 시간대는 졸음을 참기 어려워 하루 전날 출발해 명선도의 바닷가에서 파도소리를 들으며 차에서 밤을 보내다 네 시쯤에 강양항의 모래톱에 선다.

 

일곱 시가 지나야 일출이 시작되니 세 시간을 바닷가의 찬바람을 맞으며 기다려야 하지만 그 시간에 바닷가를 나가는 건 다른 사진작가들보다 좋은 자리를 잡기 위해서이고, 여명의 사진을 찍기 위해서이고, 결정적으로 내 마음을 다 잡기 위해서이다. 나는 최선을 다 하고 있는지, 이 사진을 찍기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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