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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건 | 여행 ]

동물보호단체의 문을 두드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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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보호단체의 문을 두드리다
+글. 김유리

 

“내가 사는 세상에서는 정말 정말 운이 좋지 않으면 아주 무서운 일을 당하게 되는 그런 곳이에요. 덩치 큰 대부분의 제 친구들은 쇠사슬이나 줄에 묶여 반경 1m의 공간에서 거의 평생을 살아요. 그리고 몸에 해로운 아주 짜고 매운 음식 찌꺼기로 목숨을 이어나가야 해요.

 

대부분이 노숙자인 고양이 친구들은 먹을 것을 찾아 헤매도 찾을 수가 없고, 아무리 조심해도 거대한 차에 치여 죽기 십상이에요. 또 다른 내 토끼 친구들은 태어나자마자 눈에는 독극물이 계속 들어가고, 살에도 독극물이 발라져 괴로워하다가 죽어요. 내 엄마는 출산만 계속하다가 만신창이가 돼서 돌아가셨어요.

 

나같이 몸집이 작은 친구들도 양부모에게 학대를 받다가 죽기도 해요. 내가 사는 세상은 이런 세상이에요. 정말 정말 운이 좋으면, 간혹 좋은 양부모를 만나서 사랑을 받다가 가족 품에서 눈을 감기도 해요. 그런데 그런 일은 복권당첨만큼 힘든 일이에요.


대한민국에 태어난 요크셔테리어 ‘사랑이’의 글이다. 대한민국에서 ‘동물’로 살아간다는 것은 사랑이의 글에서처럼 엄청난 행운이나 복이 없으면, 온갖 ‘학대’와 ‘착취’ 그리고 ‘학살’을 겪지 않고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뜻한다.


지켜주지 못했다는 미안함…


내가 동물이 처한 현실에 처음 눈을 뜬 것은 초등학교 4학년 때 ‘이쁜이’를 만나면서였다. 그 전까지는 우리 가족이 ‘염동이’(입양한 요크셔테리어 수컷)에게 대하는 것처럼 다른 동물들도 상식적인 선에서 대우받으며 사는 줄로만 알고 있었다.

 

이쁜이는 누런색 털을 가진 진돗개 암컷이었는데, 피아노학원 가는 길목의 아파트단지 상가에 묶여 있던 개였다. 이쁜이가 봄과 여름을 날 동안 난 매일 사료나 개 껌을 가져다줬고, 이쁜이와 짧은 대화도 나누며 우정을 쌓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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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쁜이는 헤어질 때마다 내가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앞에 놓인 고무통에 앞발을 올리고 끝까지 배웅해주었고, “이쁜아”라고 소리내 부르지 않아도 내 발자국만으로 내가 온 것을 알아챘다. 그러다 이쁜이가 8월말부터 보이질 않았다. 몇 주가 지나도 이쁜이가 돌아오지 않아서 상가의 한 아저씨에게 이쁜이 소식을 물어보니 보신탕으로 잡혀갔다고 했다. 그것이 한국에서 태어난 대형 견들의 평균적인 삶이란 것을 처음 알게 되었고, 그것은 내 마음에 깊은 트라우마를 남겼다.


 한국 사회 속 역할 없는 동물보호법


내가 가족이나 친구로 여기는 개를 누군가가 납치해서 보신탕집에 팔아도 현행동물보호법으로는 강력한 처벌을 기대하기 어렵다. 그리고 법에서는 동물을 ‘물건’으로 취급하여 형법 ‘재물손괴죄’가 적용되고 아이러니하게도 동물보호법 최고 처벌형보다 재물손괴죄 처벌 수위가 더 높다.

 

그래도 대부분 그 개를 구매할 때의 가격 정도로만 보상이 이루어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내가 가족으로 여기는 생명이 언제 누군가에게 납치될지, 폭행당할지, 죽임을 당할지 불안에 떨어야 하고, 그러한 일을 당한 후 내가 겪게 될 정신적 충격과 고통에 대해서는 대한민국 법은 알려고 하지 않는다.


동물보호단체의 문을 두드린 까닭


동물이 처한 현실을 처음 알았던 1992년 그해로부터 한 참이 흐른 2010년이 되어서야 나는 동물보호단체의 문을 두드렸다. 우리나라에서 동물보호시민단체가 본격적으로 활동하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초반 무렵이다.

 

그리고 내가 동물단체가 존재한다는 것을 처음 안 것이 2006년 첫 직장생활을 하면서이다. 우연히 동물보호단체의 홈페이지에 들어갔다가 모피 만드는 동영상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라 밤새 울었던 적이 있다. 그 뒤로 4년 넘게 그 홈페이지를 방문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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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알게 된 세상은 지금까지 생각해왔던 것보다 훨씬 잔혹하고 폭력적이었다. 이런 세상에서 개인 하나가 뭘 할 수 있을까, 낙담이 먼저 압도했고, 무서운 현실로부터 도망치고 싶었다. 그런 현실에 분노하고 마음 아파하면서도 외면하는 삶은 외면하는 만큼 더 행복하거나 덜 불행한 것은 아니었다. 

 

2010년 당시에도 여전히 생활은 불안정하고 경제적으로도 풍요롭지 않았다. 예전에는 내가 얼른 성공해서 거금을 동물보호단체에 기부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성공한 뒤 효도하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로 절대 지킬 수 없는 핑계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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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동물보호단체의 정회원은 1만 원부터 정기후원할 수 있다. 한 달에 1만 원. 내가 군것질  덜 하고 네일 숍에 한 번 안 가면 만들 수 있는 돈이다. 그렇게 동물보호단체의 문을 두드렸다. 한국에는 다양한 동물보호단체가 있지만, 그중 대표적인 세 단체를 소개하고자 한다. 참고로 이런 단체들은 정부의 보조금이나 후원을 받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이 필요해서 스스로 만들었으며, 100% 일반 시민의 후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동물보호단체 SNS 같은 곳에 구조나 환경개선을 요구하는 댓글이 많이 달린다. 동물보호단체가 한국에서 일어나는 모든 동물 학대와 착취를 막기를 바란다면 그런 단체들이 강해질 수 있도록 시민들이 도와야 한다.

 

왜 다 구조하지 않느냐고 질책만 해서는 아무런 변화도 가져올 수 없다. 나 개인이 한 달에 1만 원으로 동물을 구하기는 힘들지만, 단체와 힘을 합쳤을 때는 더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다. 지금은 2010년보다 후원금이 아주 조금 더 늘었다. 내 경제적 여건이 나아져서가 아니라 한 달에 기꺼이 생명구조와 맞바꿀 수 있는 기회비용에 대한 내 마음의 단단함이 조금 더 커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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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물들이 처한 현실에 분개하고, 마음 아파하시나요? 내가 해 줄 수 있는 것이 별로 없어서 답답해하고 있나요? 동물보호단체와 손을 잡고 함께 바꿔나가요!”


1. 케어 CARE (구. 동물사랑실천협회)
대표: 박소연, 전채은
홈페이지: www.fromcare.org
페이스북: CAREanimalKorea
전화: 02-313-8886


2. 동물자유연대
대표: 조희경
홈페이지: www.animals.or.kr
페이스북: animalkorea
전화: 02-2292-6337


3. KARA(동물보호시민단체카라)
대표: 임순례
홈페이지: www.ekara.org
페이스북: kara.animal
전화: 02-3482-0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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